중년을 빗대어 공자는
40대를 생각이나 마음이 흔들림이 없는 불혹(不惑)의 나이라 했고, 50대를 지천명(知天命)이라 해서, 하늘의 뜻과 운명을 이해하고 받아드리는 나이라 했으며, 평균 수명이 80세에 이른 요즘엔 유엔에서도 65세 이상을 노년으로 분류하고 있기 때문에 중년 2기라고도 할 수 있는 60대를 무슨 이야기를 들어도 이상하고 서운하게 여기지 않는 이순(耳順)이로 보았으며, 탈무드에서도 50세를 인생에 대해 충고를 줄 수 있는 나이라며, 중년의 삶을 인생의 경륜과 함께 어느 정도 여물어진 아름다운 나이대로 간주하고 있다.
예전과 달리 요즘 들어선 중년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되면 제일 먼저 한숨부터 내 쉬는데 그 만큼 현대를 살아가는 오늘날의 중년들은 세상살이를 고단하고 버겁게 여긴다는 것이다.
한 동안 중년이라 하면 왠지 모를 넉넉함이나 여유로움이 가득하고 충만할 것이라 여겼는데 이젠 어딘가 모르게 낡고 닳아서 수리가 필요한 “중고 자동차”와도 같은 느낌을 받곤 한다.
특히 중년이라 하면 여자들 보다 남자들의 위치를 먼저 떠올리게 되고 되짚게 되는데 이는, 외환 경제위기가 닥친 IMF이후 그동안 열심히 살아온 과정은 없고 옭죄로 동여맨 “돈”으로 중년을 올가미처럼 움켜잡은 채, 권력이나 재력으로 인생과 삶의 가치를 평가하고 있으며, 가정 내에서도 가부장적인 존경과 대우는 없고 가족 부양이라는 무거운 책임만 실어준다.
인생을 계절에 비유하면 중년이라는 연령 대는 수확과 결실의 계절인 가을과도 일치하다.
봄에 씨앗을 뿌리고 여름 내내 힘들게 가꾸고 다듬어 천고마비의 계절인 가을에 낟알과 열매로 수확하듯 인생에 있어서도 20/30대에 결혼과 함께 아기를 낳고, 키우며, 가르치고, 왕성한 직장생활을 겸하면서 가정과 사회생활에서도 안정기에 접어드는 시기와 흡사하다.
그러나 인생에 있어서 자신감도 생기고, 사회생활에 있어서도 중심축이 되어야 할 시기에 오늘날
우리네들 중년들은 정년을 보장받을 수 없는 직장 내에서 명예퇴직에 대한 염려로 전전긍긍하기도 하고, 가정 내에서도 아버지에 대한 권위는 무너진 채 책임감만 가중되어 두 눈 동그랗게 뜨고 바라보는 자녀들의 사 교육비와 양육비 지출에 여념이 없는 시기이다.
핵가족화와 다양한 계층들에서 발생되는 “딸들의 반란”과 비슷한 분류의 여성들의 사회진출 그리고 대부분의 교육의 중심이 가정 내에서부터 여자인 엄마와 함께하는 시간이 많다보니 자연스레 새벽별을 보고 하루 종일 가족들을 위해서 일한 공은 그의 대부분 엄마 차지가 돼 때때로 중년을 무거울 중(重)자를 이용해 중형 or 중노동으로 여기는 이를 간혹 볼 수 있다.
남자들 못지않게 여성들에게 있어서도 중년의 나이가 되면 왠지 모를 불안감에 사로잡힌다.
호르몬 이상을 초래하는 폐경기로 인한 신체적 변화와 경제적인 자립의 불안정이라 여긴다.
결혼 후 줄곧 자녀를 키우고 남편 뒷바라지 하느라 자신을 관리하고 개발하는데 소홀히 해 어느덧
중년의 나이에 다다르면 세상은 무섭고 두려운 존재로 변해 버린 것 같은 조바심에 감정을 억제하고 절재하는 세로토닌 같은 호르몬이 남성에 비해 적게 분비가 됨으로 해서 누구나 한번쯤 앓게 되는 “우울증”과 “빈 둥지 신드롬” 같은 내적인 어려움을 겪는 시기다.
중년(中年)의 무게라 하면 통상적으로 여성들에 비해 대부분 사회생활을 하는 남자들에게 더 많은
책임감과 무게가 실리는 것 같이 느껴지지만, 여자들은 자신의 나이와 관계없이 남편의 나이에 덤으로 중년을 향한 열차에 함께 승차하고 동행 하고 있음을 스스로 느낀다.
남녀모두 중년에 이르면 생체적인 리듬의 변화와 급격히 감소되는 호르몬의 영향 등으로
부부사이에도 육체적인 애정을 나누는 횟수도 점점 줄어들고, 특히 30대 후반 경에 이르면 여성들의 성적인 욕구가 활발해지는데 반해 남성들은 사회에서 일과 막중한 책임감으로 피로가 누적이 되어 멋진 파트너로서의 역할도 충분히 다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자녀 양육과 부모님 부양, 그리고 과중한 책임감으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중년, 이젠 자신의 정체성도 한번쯤 되뇌어도 보고, 꾸준한 노력과 운동으로 건강도 관리하면서 알맞게 무르익은
과일에서 풍겨 나오는 고운 향기처럼 자신에게 남아있는 미래를 예측하고 황혼에 곱게 물들여질 자신만의 인생의 발자취를 곱게 채색하는 삶으로 전환했으면 한다.
50대에 다다른 영화배우 재클린 비셋은 “젊었을 때에는 외모와 용모에 의해 평가 되었지만,
나이가 든 여자들은 폭 넓은 경험이나 이해력 그리고 포용력 같은 것으로 평가된다.“고 해 내적(內的)으로 마음을 평온하게 다스리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며, 아름다운 여성이라 했다.
이처럼 현대를 살아가는 중년들의 이마에 깊게 패인 주름을 고단하고 버거운 삶의 증명서,
내지는 마침표라 여기기보다, 청년기에 열심히 타인들과 치열하게 경쟁하며 살아온 결과로
중년에 다다라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는 훌륭한 “예술작품” 내지는 박수와 축하를 받아야 할
자랑스러운 “훈장”으로 스스로의 삶과 나이 대를 칭찬하고, 격려하며, 우대했으면 좋겠다.
살아오면서 그동안 격했던 감정도 스스로 절재하고 자재할 줄도 알며, 노을빛이 아름답듯
인생을 관조(觀照)하는 지혜로 남은 노후를 멋있게 설계하고 계획하며. 훈훈함과 따뜻함, 그리고
중년이 되어야만 느낄 수 있고 맡을 수 있는 고운 향기를 세상을 향해 맘껏 뿜어내 작게는 가족과
이웃, 크게는 사회와 국가의 커 다란 버팀목이 되어 흔들림이 없이 강인하고 견고하며,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는 나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간절히 안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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